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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1

 

쉐보레 인기 모델 중 하나인 에퀴녹스가 국내 출시도 전에 '성공 안착보다 실패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로 대표되는 사업 구조조정, 정부에 대한 지원 요구 등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대표 차종으로 육성하려는 방침에 빨간 불이 켜지게 됐다. 

쉐보레 에퀴녹스는 중형 SUV로 2004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매년 20만대쯤 판매되는 최고 인기 모델 중 하나다. 때문에 한국GM도 오랜 시간 모델 변경 없이 연명해온 캡티바를 대신할 대표 차종으로 육성하려는 방침을 세웠다.

크기는 길이 4652㎜, 너비 1843㎜, 높이 1661㎜, 휠베이스 2725㎜로, 경쟁차들과 비교해 약간 작다. 그러나 실내 공간을 책임지는 휠베이스는 넉넉한 편이다. 미국에서 1.5리터 가솔린과 2.0리터 가솔린, 1.6리터 디젤 등 세가지 트림으로 구성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6리터 디젤이 주력이다. 가솔린 모델 출시는 추후 결정하겠다는 게 한국GM의 입장이다. 
 

▲쉐보레 에퀴녹스 프리미어(미국형) / GM 제공

한국GM은 국내 시장에서 관심이 높은 중형 SUV, 최신 제품이라는 점에서 에퀴녹스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해외에서 만들어 들여오는 수입차 특성상 가격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물량 확보를 위한 사전준비도 꼼꼼하게 치렀다는 게 한국GM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에퀴녹스가 국내 시장에서 불통될 이유는 여러가지다. 먼저 에퀴녹스의 가격이다. 현재 에퀴녹스는 미국에서 1.6리터 터보 디젤 LT(기본형) 기준으로 3만1695달러(345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국내 가격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21일 공식 출시하는 현대차 신형 싼타페의 경우 2.0과 2.2리터로 구성된 디젤 제품의 가격이 2895만~3710만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엔진 배기량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상 2.0리터나 2.2리터보다 작은 1.6리터의 엔진을 가진 에퀴녹스가 싼타페와 비슷한, 혹은 비싼 수준이라는 사실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또 요즘 관심이 높은 안전장치는 에퀴녹스의 경우 변별력이 떨어지고, 경쟁차를 압도한다고 보기 어렵다. 에퀴녹스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전방충돌 경보장치, 긴급제동 보조장치, 후측방 경고장치, 사각지대 경고장치, 저속주행 자동제동시스템, 시트 햅틱 경고 등을 채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은 대부분 경쟁차들도 갖고 있다. 오히려 싼타페는 고속도로에서 제한속도에 맞춰 속도와 조향을 조절하는 고속도로 주행보조(HDA)를 넣고, 차 안에 사람이 남아 있으면 경고를 알리는 기능과 뒤쪽에서 차가 접근하면 문이 열리지 않는 기능을 갖추는 등 에퀴녹스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된다. 
 

▲쉐보레 에퀴녹스 프리미어(미국형) / GM 제공

더 큰 문제는 한국GM의 현상황이다.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철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AS에 대한 소비자 불안과 브랜드 로열티(소비자가 브랜드로부터 얻는 자부심) 하락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 현재 영업일선에서는 기존 차종의 계약량이 70% 이상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기꺼이 에퀴녹스를 구입할 소비자는 많지 않다는 게 쉐보레 영업사원 사이에서도 나돌 정도다. 

국산차 관계자는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것은 이미 많이들 알려진 상황이다"며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현재 한국GM이 처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자동차 구입 결정의 요소로 일부 작용하는 브랜드 로열티, 애프터 서비스 등에 대한 기대를 현재 한국GM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상태"라며 "출시도 전에 실패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